Interview : 인터뷰

‘어떻게’를 이야기하다, 작가 임경선

에디터: 유대란, 사진: 신형덕

인터뷰 전 타 매체에서 접한 작가 임경선의 직선적인 모습이 떠오르며 왠지 ‘털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도 만나보고 싶었다. 등단 타이틀이나 흔한 상담사 자격증 없이, 오로지 독자의 공감과 지지로 11년간 글을 써왔다는 점에 끌렸다. 그간 작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다섯 가지 가치를 담은 『태도에 관하여』가 나왔다. 만나본 작가는 어땠냐고? 여지없이 직선적이었다. 거기에 다섯 가지 태도를 합친 것 같은 모습 그대로였다. 그래서 기꺼이 ‘털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선배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고 하면 그려지려나.

Chaeg. 다섯 가지 태도,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에 대해서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경선. 그동안 라디오나 신문을 통해서 상담과 기고를 십 년 넘게 했는데 그 자료가 다 남아 있거든요. 한 번쯤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리를 하다 보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기본적으로 이 다섯 가지 태도에 대한 이야기구나, ‘어떻게’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거구나라고 느꼈어요. 구체적인 해답을 준다기보다 이런 틀에서 바라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임을 깨달아서 그걸 토대로 정리를 했어요. 상담했던 내용이 그대로 들어간 건 없어요. 새로 쓴 것도 있고, 기존 칼럼이나 강연에서 했던 이야기 중 부합하는 것을 넣었어요. 일종의 총정리를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최근에 말랑한 에세이나 소설을 썼는데 저를 좋아하시는 분 중에서 딱딱한 부분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세요. 제게 두 가지 톤이 있는데 하나는 감성적인 톤이고, 다른 하나는 칼럼 톤이죠. 똑 부러지는 면을 좋아하는 분들, 그런 톤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 글을 오랜만에 써보고 싶기도 했고요. 오랜만에 정리하자, 이런 느낌으로 썼어요.

Chaeg. 다섯 가지 태도에 추가하고 싶은 태도가 있으세요?
임경선. 책 뒤의 대담 부분에서 잠깐 이야기했는데 ‘수줍음’이에요. 한 챕터로 구성할 만큼 큰 주제는 아니고 소소하게 있으면 참 좋은, 고마운 가치죠. 그리고 수줍은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거든요. 자유로움이라는 부분은 너무 커서. 사실 이 다섯 가지가 다 합쳐서 될까 말까 한 거고. 그건 쉽게 이야기할 건 아닌 거 같아요.

Chaeg. 자타공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광팬이세요. 태도에 관하여 하루키가 작가님께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임경선. 지대한 영향을 줬죠. 무라카미 하루키가 매력이 있는 이유가 작품뿐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의 측면에서도 자기만의 확고한 태도를 갖고 있고, 그걸 일관적으로 추구해왔고 지속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일에 대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만큼의 글을 써내며, 매일 자신의 몸을 단련시키고, ‘개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거나 서 있는 것을 중시하며, 독자에 대해서는 늘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태도. 감명을 많이 받은 부분이기도 하고. 영향이 굉장히 크죠. 어떻게 보면 『태도에 관하여』에 등장하는 다섯 가지 가치가 그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Chaeg. 저는 ‘디어 애비’, ‘앤 랜더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자기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 주로 여자들이 정신 승리, 자기합리화나 자기확인을 받기 위해 주로 상담을 요청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주는 방식의 내용이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신 태도는 자기주도적인 삶의 방식에 관한 내용인데 그런 칼럼을 좋아하셨다니 좀 의외였습니다.
임경. 영자신문에 그런 칼럼이 꼭 하나씩 있었어요 그 칼럼들의 미덕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내 생각은 이래 하고 자신감 있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어조에 있어요. 정답을 이야기한다기보다 개인의 주관을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럴 수 있는 분위기가 좋죠. 그리고 독자들은 이런 의견도 있구나 참고하는 여유 같은 거 있잖아요. 그 칼럼니스트들은 스스로를 멘토화시키지 않아요. 그걸 받아들이냐 안 받아들이냐는 개인에 달렸죠. 권위적이지 않고, 친근하지만 위로를 건네거나 보듬어주는 게 아닌, 이건 아닌 거야 말할 수 있는 패기가 좋았죠.

05_interview_book_01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