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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토마토야! 내가 왔어

에디터 전지윤
자료제공 이마주

아이는 다섯 살 때부터 ‘먹을 수 있는 학교 뒷마당 프로젝트Edible Schoolyard Project’를 실천하는 유치원을 다녔다. 어린이들이 음식과 자연을 텃밭과 식당이나 주방에서 직접 체험하는 교육 경험을 하도록 하는 이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식습관의 변화를 유도하고 심신의 건강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른 장점도 많았지만, 땅을 골라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 등 정직한 노동에 대해 풍성한 먹거리로 보답해주는 자연을 경험하는 것 이야말로 사람이 배울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가치라고 여겨졌다. 실제로 토마토, 브로콜리, 가지, 호박, 고구마, 블루베리까지 어린이 농부들이 키우지 못할 것은 없었고, 잘 자란 채소를 맛있게 냠냠 먹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 아이가 참여하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 꼬마 농부로서 보낸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텃밭을 가꾸는 어린 농부의 사계절
날씨가 맑고 공기가 깨끗하기를 고대하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다른 날보다 좀 더 꼼꼼하게 발라주고 벌레 기피제도 구석구석 뿌려준다. 보온병에는 따뜻한 차를 담아주고 챙 넓은 모자와 긴 목
양말과 목장갑도 준비 완료. 진흙 자국이 다 털리지 않은 장화도 신는다. 엄마를 올려다보며 눈웃음 짓는 모습은 영락없이 텃밭가꾸러 나가는 농부의 모습이다. “이번엔 무얼 심을 거래?” 라고 물어보니 “아직 돌도 주워야 하고 땅도 갈아야 한다던데.”라는 심드렁한 답이 돌아온다. “그래도 재미있어?”라고 약간 조바심을 내며 물으니 “그럼! 퇴비 냄새만 빼면 다 재미있어.” 웃음을 꾹
참고 “무슨 냄새인데?” 물으니 고개는 절레절레 흔들고 어깨는 움츠리며 부르르 떤다. 다시 한번 무슨 냄새인지 물어봤다. “아빠 방귀 냄새.” “우리 아빠 방귀 모아서 퇴비를 만들어야 하나?”

May20_TailofTales_01_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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