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우리가 안녕을 위하여

에디터. 지은경
사진. 김용호

시간에는 본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매달, 매년이라는 단위를 만들어 그 경계를 구분 짓는다. 그냥 흘려버리기 쉬운 시간 속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정리하고, 정비할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일 것이다. 어김없이 찾아온 새해. 지난해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돌아보고, 새롭게 주어진 365일 동안 이루고 싶은 것들을 노트에 적어본다. 2023년 계묘년은 ‘검은 토끼의 해’다. 지혜롭고 민첩하며, 번창과 풍요를 상징하는 검은 토끼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사진작가 김용호는 매년 12지신상 중 해당연도를 상징하는 동물의 마스크를 쓴 피사체가 서울을 거니는 장면을 촬영한다. 이번에는 떠날 채비를 하며 아쉬워하는 호랑이와 그를 배웅하며 새롭게 문을 여는 토끼, 그들의 짧은 만남과 작별의 순간을 담았다. 올해 당신은 무엇과 만나고, 또 무엇과 이별하기로 다짐했는가? 호랑이와 토끼의 찰나를 감상하며 가는 해와 오는 해, 버릴 것과 새롭게 들일 것들을 천천히 정리해보자.
올 한해에는 여러분이 실수하기를 바랍니다. 실수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우고, 살고, 자신을 밀어붙이고,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하고 있는 것이며, 무엇보다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게 바로 여러분과 우리 모두를 위한 바람이고 나 자신을 위한 바람입니다. 새로운 실수를 저지르세요. 영광스럽고 놀라운 실수를 저지르십시오. 이전에 그 누구도 저지른 적이 없는 실수를 말이에요. 얼지 말고, 멈추지 말고, 그것이 충분하지 않거나 완벽하지 않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그것이 예술이든, 사랑이든, 일이든, 가족이든, 삶이든.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하십시오. 실수를 저지르세요. 내년에도, 그리고 영원히.
_닐 게이먼
오늘 밤 공기에서는 시간의 냄새가 났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공상에 잠겼다.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시간은 어떤 냄새일까? 마치 먼지와 시계와 인간이 뒤섞인 냄새이다. 그리고 시간이 어떤 소리일지 궁금하다면, 그것은 어두운 동굴에서 흐르는 물소리이고, 울부짖는 소리, 속이 빈 상자 뚜껑에 흙이 떨어지는 소리이며 빗소리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시간은 어떤 모습일까? 시간은 캄캄한 방에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나 고대 극장의 무성 영화처럼 생겼다. 새해를 알리는 풍선처럼 허무하게 떨어지는 천억개의 얼굴 같다. 시간의 냄새와 모습과 소리는 그런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토마스는 트럭 밖에서 부는 바람 속에 손을 내밀었다. 오늘 밤에는 왠지 시간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_레이 브래드버리, 『화성연대기』
드럼은 꽝하고 리드미컬하며 흥미진진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2004년을 우리 쪽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는 그것을 음악의 밧줄로 묶었고 이제 그것을 모든 미지의 운명으로 가득 찬 거대한 어망처럼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끌고 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내년에 우리 모두에게 예정된 모든 탄생, 죽음, 비극, 전쟁, 사랑 이야기, 발명, 변화 및 재난을 짊어지고 있는 참으로 무거운 그물이지요.
_엘리자베스 길버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새해의 결심이 설날에 시작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죠? 섣달 그믐날의 연장이기 때문에, 이미 담배를 피우고 있고 상당한 양의 니코틴을 흡수한 상태에 있는 흡연자들에게 갑자기 자정에 담배를 끊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설날에는 이성적으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예요. 숙취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매 순간 무엇이든 자유롭게 소비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새해의 결심이 1월 2일에 시작된다면 훨씬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_헬렌 필딩, 『브리짓 존스의 일기』

January23_AtlasofLife_11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