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Art 책 속 이야기: 예술

아시아, 한 폭의 고양이

에디터: 김지영
사진제공: 은행나무

아주 오랜 세월 인간의 곁을 맴돈 고양이. 인간과 친구였다는 표현보다는 공생했다는 표현이 더욱 잘 어울리는 이 생명체의 매력은 무엇일까?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고양이를 유희와 쾌락의 상징이라 생각했고, 기독교가 절대적이던 시대에는 박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아시아에서는 집고양이가 흔했다. 특히 인도, 한국, 중국, 일본의 화폭에 자주 등장해 숨길 수 없는 매력을 마음껏 뽐내기도 한다. 아시아의 작품에서는 선, 모양, 묘사 등 서양의 것보다 더욱 정갈하고 섬세한 기술이 돋보인다. 인간의 화폭을 지배한 가장 우아한 반려동물 고양이,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매력이 담긴 아시아의 그림을 들여다보자.

조선의 고양이 화백, 변상벽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왕족과 귀족은 고양이를 무척 아꼈다. 백성 사이에서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데 키워서 뭐하냐”는 한탄도 있었지만 말이다. 조선의 19대 임금 숙종은 고양이를 상당히 사랑하는 애묘인이었다. 금빛(지금으로 말하자면 치즈색) 고양이에게 손수 ‘금손’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사를 돌볼 때나 밥을 먹을 때나 한시도 곁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금손도 숙종을 무척이나 따랐던 나머지 숙종이 숨을 거두고 열흘이 조금 지났을 무렵 숨을 거뒀다고 한다.
화가 사이에서도 고양이는 꽤 인기 있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고양이의 특성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내기로는 변상벽을 따라갈 자가 없었다.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변상벽은 숙종 때 도화서의 화원으로, 닭과 고양이를 가장 즐겨 그렸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고양이를 즐겨 그렸던 건 아니다. 원래는 산수화를 그렸는데, 자신보다 더 잘 그리는 화가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가장 잘 그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고양이에게 관심을 두게 됐다. 그때부터 화폭의 주인공으로 고양이를 등장시켰는데, 매일매일 고양이를 그리면서 점차 고양이를 향한 사랑이 커졌다고 한다. 그의 세밀한 필치로 생겨난 고양이 그림이 동화적 분위기를 낸다며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고, 급기야 그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날마다 집 앞에 줄을 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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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wikimead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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