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소년은 천천히 자라 누군가의 구원이 되었습니다
작가 손원평

에디터: 이수진
사진: 신형덕

사람은 변할까, 변하지 않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살면 살수록 사람은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존재 같다. 그저, 나를 바라봐주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변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서 따사로운 시선으로 한결같이 자신을 바라봐주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사막에 있든 태풍을 만나든 통과할 수 있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에는 ‘알렉시티미아’라는 병을 앓는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의 이름은 윤재, 병의 증상은 고통도 기쁨도 느낄 수 없다는 것. 소년은 엄마와 할머니의 한결같은 사랑과 삶에 찾아온 특별한 친구 곤과 도라를 만나 천천히 자라고 변한다. 그리고 곧 누군가의 구원이 된다.

이전에 영화연출을 했다는 사전 지식 때문인지 책을 다 읽고 나니까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었어요. 시작부터 결론까지 경쾌하게 잘 구성된 느낌이 들어요. 혹시 처음부터 결말을 결정하고 작품을 쓰셨나요?
결론을 위해 쓰여진 책이기도 하고 결론을 향해서 달려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윤재라는 아이 내면의 어떤 것이 터지고 싹이 움트고 그런 모습을 향해서 달려가는 이야기죠. 제일 처음 이런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작가의 말에 쓴 대로 아이를 낳게 되면서부터예요. 윤재라는 아이가 여러 일들을 겪고 나서 결국은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움이 트고 세상 속에 한발 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해서, 나머지는 그에 맞게 썼어요.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이에요. 수상 후에 처음으로 책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사실 놀람과 행복은 수상하는 당일에 많이 느꼈어요. 책이 나오기 전에 많은 공정을 거치잖아요. 교정도 보고요. 처음으로 교정 과정을 겪어봤어요. 그래서인지 막상 책을 받았을 때는 덤덤했어요. 물론 신기하고 놀라웠죠. 내가 쓴 게 책으로 만들어지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책이 담긴 택배 상자가 집 앞에 왔을 때는 다른 일로 너무 바빠서 당일에는 못 보고 다음날 풀어봤어요. 너무 좋고 신기하지만 막상 책을 받았던 순간에는 생각보다 무덤덤했어요.

책으로 나온 뒤에 다시 읽어 보셨어요?
아니요,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책을 받아서 감동을 다시 느끼기에는 현실에 주어진 일들이 많았어요. 그때 워낙 바빴어요. 그 대신 책을 읽으신 분들이 올린 글을 통해서 제 책을 다시 볼 수 있었어요. 발췌된 문장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느끼는 지점이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무표정한 소년의 얼굴이 그려진 책 표지가 인상적이에요. 윤재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어요? 혹시 참고한 캐릭터가 있나요?
처음에 시안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너무 강렬해서요. 캐릭터를 만들 때 떠올렸던 사람이 있던 건 아니었어요. 다른 분들이 윤재를 볼 때 떠올릴 수 있는 캐릭터가 있을 수는 있는데, 특별히 누군가를 참고해서 쓰지는 않았어요. 제가 읽었던 책들이나 감정들이 어딘가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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