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새로운 삶을 찾아서,
마타베네로 MATAVENERO
by Kevin Faingnaert

사진: 케빈 페이냐르트 © Kevin Faingnaert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

마타베네로는 스페인 북서부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생태 마을이다. 이곳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사회로부터 고립된 공동체로, 도착하려면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3시간가량 하이킹해야 한다. 이 고된 여정 이외에는 도달할 길이나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에 살던 스페인 원주민들은 1960년대 후반에 마을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이후 1989년에 이르러 마을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기를 원하는 굳세고 독립적인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며 마을 공동체가 탄생한 것이다. 이 공동체는 이후 유럽 전역의 사람들을 또다시 끌어들였고,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마을에서 자신과 가족을 위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현재 마타베네로에는 12명의 어린이를 포함, 약 6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곳 사람들이 자신의 옛 삶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마타베네로에서의 새 삶을 선택한 데는 각기 다른 이유가 있다. 56세의 독일인 유른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연과 땅에 더 가까이 살기를 원했다. 그는 1989년 마을을 재건하는 데 일조한 최초의 거주자 중 한 명으로 ‘무지개 모임(평화, 사랑, 존중, 자유의 이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위한 모임)’에도 매우 적극적이며 손수 공공 사우나나 자연 친화적 건축물을 짓기도 한다. 28세의 일러스트레이터 다니는 바르셀로나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언제나 그만의 예술을 실천할 수 있는 평화로운 곳을 찾아왔다. 26세의 레오니는 마타베네로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한때 베를린에서의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났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다시 이곳을 찾았다. 그들은 마을에 보금자리를 지었고 첫 아이를 낳았다.
각자 다른 성격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하나의 이상을 공유한다. 그들은 현대적이고 소비 중심적인 삶의 번뇌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자급자족하는 생태적 방식으로 그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고자 한다. 마을 중심부에는 기하학적으로 지어진 커다란 노란색 돔이 있는데 이곳에서 마을의 모든 행사가 열린다. 마타베네로에서의 삶을 통해 현대사회의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토지 일구는 법을 알아야 하며 마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 지형 대부분은 가파르고 돌이 많아 농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겨울은 춥고 혹독하다. 때때로 마을은 폭설로 인해 완전히 차단되기도 하며, 여름에는 산불 위험과 같은 문제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마타베네로의 주민들은 그들의 이상을 지역 사회 전체가 지지하는 노력으로 변화시킨다. 마타베네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진작가 케빈 페이냐르트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마을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자신을 지역 사회에 몰입시켰고 점차 진정한 공존의 관계를 터득해갔다. 이후 그가 얻은 마을과 사람들의 사진들은 곧 그 자신의 초상화이기도 하다. 그들은 공존을 위한 다른 삶의 방식을 명백하게 증명해낸다.

케빈 페이냐르트는 벨기에 겐트에서 태어나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이다. 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그만의 사회학적 시각을 이미지로 담기 위해 사진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을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여기며 거대한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조하는 공동체를 찾아다닌다. 그는 2017년 자이스(ZEISS) 사진 어워드에서 수상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와이어드(WIRED)』 등 수많은 잡지와 신문에서 사진들을 소개했다.
www.kevinfaingnaert.com

The path to Poibueno, Matavenero's sister eco-village, down in the valley below.
© Kevin Faingna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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