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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 이상의 무엇,
포르투갈의 보물창고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Sebastian Schutyser)
사진: 세바스티안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Portuguese translation Lígia da Silva Lima

포르투갈문학은 포르투갈의 탐험가들에 의해 설립되었던 브라질과 아프리카 등 다양한 식민 지역의 문화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이는 포르투갈을 찾는 여행자들이 다양한 서점을 통해 포르투갈의 혼합된 풍부한 문학의 정취와 오래된 문화유산을 만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래된 비탈길들과 강렬한 태양, 친절한 사람들, 기나긴 역사를 짊어진 문화재급 서점들이 가득한 축복의 땅 포르투갈. 여기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움 가득한 책의 공간들을 소개한다.

리브라리아 렐로(Livraria Lello)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서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리브라리아 렐로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20세기 초 네오 고딕풍으로 설계되고 장식된 공간은 견고한 나무 마룻바닥과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나선형 계단, 웅장한 나무 창틀과 빨간 카펫이 특징이다. 무수히 많은 책이 꽂힌 책장들은 공간과 함께 설계되어 마치 책들과 공간이 하나로 붙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특별하게 멋진 공간을 두고 사람들은 이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책들이 그 장식만큼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다. 렐로 서점의 책 컬렉션이 훌륭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2만 권이 넘는 서적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고서적부터 현대 서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택의 폭이 주어진다. 이곳은 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공간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경험하기 위해서라면 꼭 찾아가야 할 명소다. 만약 책 구경이 지루하다면 2층에 마련된 커피숍에서 멋진 공간을 바라보며 차를 마셔봐도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해리 포터의 팬이라면 이곳은 꼭 방문하라. 작가 J. K.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 렐로 서점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 유명한 작가는 포르토에서 영어강사로 일을 하며 서점 바로 옆에 집을 얻고, 매일같이 이곳 서점이 문을 닫을 때까지 머물며 글을 썼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야기 속에서도 이 서점과 비슷한 장엄한 서재가 자주 등장한다. 이곳은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이곳의 낡은 책들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렐로 서점이 포르투갈에서 제일가는 아름다운 서점이다 보니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아쉬운 것은 몰래 사진만 찍고 책은 사지 않는 사람들로 서점이 항상 붐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서점 주인이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입장권을 판매하고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입장료를 돌려줄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아직 그 소문은 실현되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이 붐비다 보니 여유 있게 책을 찾아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비교적 한산한 평일 오전 시간대를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한가하게 원하는 책을 보면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멋진 공간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레르 드바가르(Ler Devagar)
레르 드바가르는 알칸타라 인근의 LX공장지대에 세워진 창조적인 핫스팟이다. 천장까지 빼곡하게 채워진 책들의 중앙에는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여자의 조각 작품이 매달려 있는데, 이는 어느새 레르 드바가르의 유명한 아이콘이 되었다. LX공장의 구조를 그대로 보존한 이 공간에서는 실제로 산업적이고도 기계적인 공기가 물씬 풍긴다. 이 새롭고도 현대적인 공간은 수년 동안 숨겨져 있었으나 몇몇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가들에 의해서 새롭게 탄생했다. 이곳은 서점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문화 행사와 레스토랑, 카페, 건축과 예술 전시, 골동품 시장이 한데 모여 있어 하루 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칵테일바와 레스토랑은 리스본의 생동감 있는 현재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공장에 남아 있던 거대한 인쇄기가 실내의 공기를 제압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 거대한 기계 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리브라리아 베르트랑(Livraria Bertrand)
리브라리아 베르트랑은 1732년에 설립된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현재는 포르투갈 전체에 거대한 체인망을 형성하고 있다. 18세기 설립 당시 아름다운 나무 패널로 이루어졌던 서점은 지금까지도 계속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파란색과 흰색의 아줄레주 타일로 이루어진 프레스코화 뒤로 포르투갈 작가의 원어와 영어로 번역된 서적들이 방대한 선택의 폭을 자랑하며 진열되어 있다.

쉬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베르트랑 서점은 최고의 포르투갈문학 작품만을 엄선한다. 웹사이트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책들의 재고와 위치 등을 파악을 할 수 있으며, 흥미로운 북 큐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책을 소개하고도 있다. 단, 이 웹사이트는 포르투갈어로만 되어 있다. 서점의 야외 모퉁이에서는 중고책 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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