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가 남기고 간 선물,
작가 남종영

에디터: 박소정
사진: 신형덕

‘돌고래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눈을 감고 상상 속 넓고 깊은 바다로 풍덩 뛰어들어본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자유롭게 유영하다 가끔은 숨을 내쉬기 위해 물 위로 점프도 해본다. 여기까진 무난하다. 그런데 저 멀리 이상한 것이 느껴진다. 무엇인지 알아내려면 음파를 쏘아야 하는데… 아, 결국 여기까지 인가 보다. 미국의 분석철학자 토머스 네이글은 박쥐를 예로 들며 감각 경험이 다른 개체의 주관적 경험과 마음을 타자가 아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건 확실히 알 것 같다. 넓은 바다에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작은 수족관에 영문도 모르고 끌려와 난생처음 ‘쇼’를 해야 하는 돌고래의 참담한 마음을 말이다.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는 지난 2011년 불법 포획되어 돌고래쇼에 선 ‘제돌이’를 시작으로 돌고래가 ‘야생의 몸’에서 ‘수족관의 몸’으로, 결국 ‘돌고래쇼의 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다행히 야생으로 돌아가게 된 동물들의 긴 여정을 들여다봄으로써 해방감을 느끼며 결국 돌고래 뿐만 아닌 지배 받는 모든 생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자로서 북극곰, 기후 온난화, 돌고래 문제까지 다양한 환경문제를 오랫동안 다루고 있는데 처음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원래 환경에 관심 깊던 편은 아니었는데 예전부터 북극곰은 좋아했어요. 그래서 북극곰을 실제로 보고 싶어 캐나다 처칠까지 찾아갔죠. 이 마을에서 10월부터 11월 사이에 북극곰 무리가 지나가는데, 이 모습을 보려고 전 세계에서 2~3만 명 정도 관광객이 찾아와요. 대부분 과학자나 저널리스트긴 하지만요.(웃음) 저도 그곳에 힘들게 도착해서 북극곰을 봤는데 굉장히 좋았어요. 무엇보다 기후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죠. 그때가 2005년이었는데 주민들이 날씨가 갈수록 따뜻해진다고 심각하게 얘기하더라고요. 당시 국내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던 터라 더 관심이 갔죠.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와 그때 여행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사를 쓰면서 점차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2011년에 나온 『고래의 노래』와 더불어 이번에 나온 신간까지 평소 고래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01년부터 매년, 지금은 결혼해서 부인이 된 친구와 북극권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어요. 첫 여행에서 우연히 핀란드에 있는 산타클로스 마을 ‘로마니에미’를 가게 됐어요.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한데 그때는 허허벌판이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66.5’라고 쓰여져 있는 선 하나가 눈에 띄어서 살펴보니 북극선이더라고요. 그때 문득 ‘매년 휴가 때 이 북극선을 따라 여행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북극권 여행을 하고 있어요. 이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유독 고래에 얽힌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고래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이후 북극곰을 찍기 위해서 알래스카에 한 달간 취재를 가게 됐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북극곰이 도통 보이지 않는 거예요. 안 되겠다 싶어 수소문 끝에 ‘카크토비크’라는 마을에 가게 됐죠. 그 마을에선 1년에 한 번씩 고래를 잡는 행사를 여는데, 그즈음 북극곰이 먹이를 찾으러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때 북극곰을 기다리며 사람들이 잡은 고래를 바닷가로 끌고 와서 해체하는 장면을 보게 됐어요. 마음이 복잡해지면서 인간과 고래, 북극곰의 연관성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죠. 고래사냥을 허용하는 게 맞는 것인가부터 인간과 동물이 맺는 복잡한 관계까지. 고민하다 고래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국내에는 생각보다 자료가 없었어요. 그래서 고래에 대해 기본적인 것부터 알려야겠다 싶어 개론서 개념으로 『고래의 노래』를 썼어요. 이번에 쓴 책은 화제가 된 제돌이를 비롯해서 수족관에 갇힌 남방큰돌고래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이야기를 정리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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