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문화와 예술, 사람이 머무는 봄날의집

에디터: 박소정

봄이 일찍 찾아와 따스함을 오래 만끽할 수 있는 통영은, 여수에서 한산도까지 이르는 한려수도와 눈부신 자연 풍경으로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더불어 이 지역은 작가 박경리와 시인 백석, 유치환, 김춘수 그리고 작곡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이중섭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은 예향으로도 유명하다. 오래전 이곳을 방문했던 시인 정지용은 이곳에 반해 기행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더욱이 한산섬을 중심으로 하여 한려수도 일대의 충무공 대소 전첩기를 이제 새삼스럽게 내가 기록해야 할 만치 문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이것은 만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고 보여진다.”
—정지용 『남해오월점철』 ‘통영5’ 중

천혜의 풍경과 문화 예술이 숨 쉬는 이곳에 위치한 ‘봄날의집’은 통영의 유일한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2014년 10월 문을 연 아트하우스로 ‘봄날의책방’과 함께 게스트하우스가 운영되고 있다. 꽃길이 아름다운 봉수길에 있는 이곳은 오늘날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교차점이자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중이다. 본래 지어진 지 35년이 넘는 폐가였던 이 집을 출판사가 지역의 예술인들을 널리 알리고 돕기 위해 동네건축가 강용상과 힘을 합쳐 새로운 곳으로 재탄생시켰다. 아트하우스 입구에 자리한 봄날의 책방에서는 편집자들이 엄선한 책은 물론 통영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과 지역의 문화상품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일 년에 두 차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동네신문 『봉수골 꽃편지』를 발행하고 작가와의 북콘서트를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통영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게스트하우스는 통영의 풍경과 예술가의 작품을 모티프로 만들어져 조용히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집은 화가의 방, 장인의 다락방1·2, 작가의 방과 공용 부엌, 마루, 욕실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작은 타일 하나부터 벽의 그림, 가구까지 모두 세심히 신경을 썼기 때문에 머무는 동안 이름 그대로 ‘예술의 집’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봄날의집
경상남도 통영시 봉수1길 6-1
070-7795-0531(10AM~7PM)
namhaebomnal.com/arthouse

April2017_LivingwithBooks_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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