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멜버른의 낮은 하늘 아래로, 크래이기번 도서관
Craigieburn Library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트레보어 메인 © Trevor Mein

낮고 새파란 하늘 위에 피어오르는 뭉게구름과 넓은 평원의 도시 멜버른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젠트 유니트사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10곳’에 들어가는 낙원이다. 시드니를 잇는 호주 제2의 도시이면서 녹지 비율이 50%를 넘는 푸른 환경의 도시이기도 한 멜버른, 로열 보타닉 가든이나 피츠로이 가든, 페더레이션 광장, 사우스뱅크 주변 강변의 야경은 멜버른을 찾는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다. 만약 멜버른과 매우 잘 어울리는 평야와 하늘 사이에 위치한 아름다운 크래이기번 도서관이 여행자의 필수 코스에 포함된다면, 영원토록 기억에 남을 지성인의 여행일기를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크래이기번 도서관은 멜버른의 북쪽, 빠른 성장을 보이는 흄 시에 위치해 있다. 이토록 급성장한 지역사회는 모임과 학습, 그 외에도 다양한 공익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공간, 즉 도서관이 필요했다. 도서관을 위해 선택된 장소는 새로운 주택단지 프로젝트와 다양한 건축 개발 프로젝트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도서관 프로젝트는 크래이기번 공동체를 위해 공공 생활에 기본 초점을 맞추도록 계획되었다. 건축가 또한 빠른 주거 환경 팽창으로 변형되는 도시의 풍경이 도서관의 디자인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새로운 주택 개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주변 환경의 원시 식물들과 토착 재료들이 수입 벽돌과 콘크리트, 타일들로 대체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도서관 프로젝트는 지역의 토착 재료들을 사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녹색환경을 설정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크래이기번 마을의 랜드마크이자 새로운 본보기가 되었다.
도서관의 건물은 다양한 높이와 규모의 연동식 파빌리온의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건물 입구보다 한 단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 2개의 층은 중앙 도서관과 독서 공간으로 나뉜다. 지붕 창문을 통해 가로로 확장된 각 파빌리온은 북쪽을 향해 연속적으로 나 있는 베란다와 연결된다. 건물을 관통하는 십자형의 순환구조는 기하학적이면서도 간단하고 독서하기 좋은 도서관이 가진 모든 공간의 기능들을 하나로 묶는다. 주요 열람실은 자연광이 스며드는 높은 층에 있고, 북쪽 유리 벽면을 따라 나 있는 독서 공간은 위층과 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지붕 창문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구조다. 열린 구조는 땅의 수평층을 일자의 선으로 아름답게 보완했으며, 목재를 사용해 표면의 색조와 촉감을 향상시켜 견고한 벽에 대위법을 제공한 듯, 여러 선율이 하나로 조화롭게 결합된 이미지를 이룬다. 경량 스틸과 목재로 이루어진 지붕은 선을 따라 차곡차곡 나열된 구조로 디자인되었으며 두툼하게 이루어진 흙벽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땅과 이어지는 흙벽을 통해 도서관은 그 장소에 자연스럽게 침투해 땅과 하나가 된다. 땅 위의 흙이 벽으로도 이어져 수평으로 확장된 풍경은 마치 활짝 열린 베란다와 파빌리온이 흙으로 부드럽게 둘러싸인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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