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디자인과 삶

에디터: 유대란, 박소정

“당신은 초인종을 누를 때 어느 손가락을 사용하는가?”
“나이가 어릴수록 엄지를 사용할 확률이 높다.”

디자인 연구가 앨리스 로손Alice Rawsthorn은 젊은 세대일수록 엄지가 민첩하고 힘이 센 것을 발견했다. 당연한 결과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문자를 즐기고 업무를 수행하는 세대,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하게 된 세대는 어느 세대보다 엄지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이 ‘노멀’한 것으로 여겨진다. 로손의 연구는 디자인과 기술이 우리의 움직임, 경험, 반응, 그리고 생각과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후카사와 나오토와 재스퍼 모리슨이 초인종을 디자인하면 어떤 모습일까?

검지든 엄지든, 어느 손가락을 사용해도 적당하고, 누가 봐도 한눈에 초인종이라는 걸 알아보고, 손가락을 갖다 댈 지점을 직관적이고 명확히 알 수 있는 ‘노멀’한 디자인이 되지 않을까?

‘노멀normal’하다는 건 무엇일까?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이미지의 배반’은 파이프를 그린 후, “Ceci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넣은 것이다. 세상에는 수천 수만 가지 디자인의 파이프가 존재하겠지만, 이 한 가지 형태의 파이프로 모든 파이프의 형태의 보편성이 집약되고 누가 봐도 파이프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이것이 파이프가 아니라는 문장이 배반성을 띨 수 있고,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실험하고자 한 마그리트의 의도가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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