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nterview : 인터뷰

구세군 자선냄비 선임 팀장 전은미,
『닉 부이치치의 허그』

닉 부이치치 지음, 두란노

95년 동안 생존과 건강한 삶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 계층을 위해 활동해온 구세군 자선냄비. 전은미 선임 팀장은 이곳에서 올해로 13년째 나눔 전달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과학 조교로 3년 정도 일하다가 모든 걸 내려놓고 쇼 기획 전공을 살려서 다양한 콘서트 기획 일을 했어요. 그러다 문득 어릴 적 부모님께서 매년 하셨던 자선냄비 봉사가 생각났고, 내 재능이 자선냄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던 찰나에 연락이 닿아 이 일을 시작했어요.” 그녀는 많은 수해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을 볼 때마다 손을 잡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자만을 깨달았다. “기획자, PD라고만 생각하고 이 일을 계속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고, 이곳에 정착하게 됐죠.” 일반적으로 구세군 자선냄비가 12월에만 활동한다고 알고 있지만, 모금한 금액을 정리하고 필요한 사업에 배분하면 다시 집중 모금 기간 준비로 바쁘다. “세상이 바뀌듯 봉사하는 분들, 기부하는 분들, 기부를 받는 분들의 마음가짐도 변해요. 그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최대한 맞추기 위해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있죠.” 전은미 팀장은 도움을 받은 분들이 앞으로 한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 “장학금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장학금을 받은 친구가 자기는 잠시 빌리는 거고, 도움 주신 분들의 마음을 받아서 다시 베풀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저희가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안주하는 지원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고 생각할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구세군 자선냄비는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는 단체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고, 이들은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곳에서 기쁘게 일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원봉사를 하며 기쁨을 느끼는 분들이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서 다른 봉사자분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거든요.” 전은미 팀장은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이 일을 하고 싶고, 함께 하는 직원들에게 멘토 혹은 롤모델로 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른 사람이 보면 가식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적 생활도 포기하고 이 일에 올인하고 있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행복해요.”
구세군 자선냄비 전은미 팀장이 추천하는 책은 팔다리 없이 전 세계를 누비며 희망을 전파했던 닉부이 치치의 『닉 부이치치의 허그』다. “사람이 가진 한계는 그저 환상에 불과해요. 자신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껴안고 나아가 세계를 끌어안은 닉 부이치치의 삶을 통해서 아무리 사소한 나눔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걸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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