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농사, 문명을 짓다

에디터: 박중현, 김선주, 박소정, 김지영

약 1만 년 전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아오던 인류는 농업혁명을 통해 문명을 짓기 시작했다.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면서 정착 생활을 하게 된 인류는 국가를 세우고, 교육을 받기 시작하며 오늘날 찬란한 문명을 누리게 된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혁명이 아닐 수 없다. 농사는 어떻게 우리 삶으로 들어오게 됐을까? 그 시작의 배경부터 오늘날 떠오르는 유기농 열풍, 도시농업까지 차례대로 살펴보았다.

농사의 시작, 역사를 바꾸다
잠시 밥상을 떠올려보자. 밥, 고기, 나물, 김치… 밥이야 말할 것도 없고, 고기가 되는 가축은 작물을 먹여 키우며, 나물과 김치가 되는 채소도 모두 농사지어 기른 것들이다. 어디 그뿐이랴. 빵이나 면, 하물며 양념이 되는 고춧가루나 간장, 식용유까지 죄다 밭에서 오지 않은 것이 없다. 너무나 익숙해서 잠시 잊고 살았지만 농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주된 식량을 생산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행위이다. 이런 농사의 시작은 가히 혁명이라고 할 만큼 인류 역사에서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고고학자 고든 차일드는 농경의 시작을 ‘신석기 혁명’이라 칭하며, 농경이 신석기시대의 필수 조건이자 모든 초기 문명의 토대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 학자들이 끊임없이 농경의 기원을 좇는 것도 그만큼 농사가 인간의 문명을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농사, 과연 그 시작은 어디에 있을까. (…)

농사, 생존에서 공생으로
바야흐로 유기농 시대다. 기존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나 구할 수 있던 유기농 제품을 찾는 이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이제는 동네의 작은 마트나 식료품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주식인 쌀부터 채소와 과일, 육류, 유가공류 등 먹는 제품뿐만 아니라 의류와 화장품 등 그 종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전 국민이 배불리 먹고살아야 한다는 명제 하에 식량 증산을 목표로 무분별하게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며 농업 기술 개발에 매진하던 지난날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늘날 분야를 막론하고 유기농 열풍이 불 수 있었던 데에는 우선 식량 부족이 해결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농업 기술이 발달하고 경제 발전으로 먹고사는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되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너머의 욕구와 세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일명 ‘웰빙’에 대한 욕구와 동시에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커지며 기존 농업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대안책으로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움트게 된 것이다. (…)

도시농업
분명 아직 낯설다. 어디선가 들어 봤어도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파악하고 있는 이는 드물며, 아예 처음 봤어도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다. 게다가 현대인에게는 ‘도시농업’이라는 말 자체도 어색하게 다가온다. 뭔가 같이 붙어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두 존재가 기묘한 동거를 이룬 느낌이다. 도시에서 농업이라니, 흡사 횟집에서 삼겹살 굽자는 얘기 같다.
“아니 왜 굳이 여기서!?”
도시농업은 식량을 도시 또는 그 근교에서 재배, 생산하고 분배하는 일련의 과정을 가리킨다. 말 그대로 도시에서 이뤄지는 농업이다. 하지만 꼭 ‘농업’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듯 농촌 논밭에서처럼 거대 규모 혹은 업으로서의 농사나 재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권장되기도 하는 것은 베란다나 마당에서 작은 텃밭을 꾸린다든지 주말농장을 이용하거나 그밖에 빌딩 옥상이나 기타 도시 내 유휴지를 농지로 활용하고 도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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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여성환경연대 / Photo © The Gallup Calen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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