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낙서를 사랑한 아이

에디터: 김지영
자료제공: 봄나무

키스 해링은 아주 어릴 적부터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초등학교 때는 시험지 구석에 낙서해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했고, 10대 때는 자신의 자전거를 팔아 미술용품을 살 정도로 그림을 사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아이비전문미술학교에 입학했지만 이내 자신이 상업적 그래픽 미술가가 되는 데 관심이 없음을 깨닫고 뉴욕으로 떠난다. 키스는 그곳에서 화랑과 미술관을 벗어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대안 예술’을 만나게 된다. 그는 뉴욕에 살면서 도시 곳곳에 그림을 그렸다. 비에 씻겨 내려가도, 환경미화원이 청소해도, 경찰이 벌금을 청구해도 키스는 멈추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은 그는 전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좋아
나는 학창시절에 그림을 꽤 재밌게 그리던 축에 속했던 것 같다. 특히 교과서 낙서로는 단연 으뜸이었다. 수정액과 사인펜을 이용해 ‘국어’를 ‘굶어’로 바꾸거나 ‘미술’을 ‘백수’로 바꾸는 등 뛰어난 솜씨를 자랑한 탓에 교무실에 불려 가 혼이 난 적도 많고 빼앗긴 교과서만 해도 한 트럭은 나올 것 같다. 책 귀퉁이마다 허들을 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졸라맨’들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교과서는 지루한 수업시간에 선생님 눈치를 봐가며 슬쩍 딴짓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낙서만큼 재미있고 시간이 잘 가는 놀이가 없었고, 내 유머를 보고 즐거워하는 친구들을 보며 한때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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