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공유 공간의 책 선반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 사진: 마르첼로 도나두씨 ⓒ Marcelo Donadussi

선반을 공유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자신을 공유하는 일이다. 선반 위의 모든 요소, 즉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정리하고 구성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개인의 성격과 관심사에 대해 말해준다. 건축가가 책장을 디자인할 때도 이처럼 많은 것을 고려하게 된다. 리아추엘로 플랫은 분명하지만 대조적인 목표를 가진 스튜디오로, 평온하지만 흥미로운 이벤트를 열거나 친구들과 비공식적인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을 조직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은 사생활과 사교를 엮는 것이다. 공유주택의 개념이 확산되며 주거 공간 중 공유 공간, 즉 거실이나 주방 등을 어떤 스마트한 방식으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도 생겨났다. 주방 같은 공간은 냉장고의 선반을 나눈다거나 요리 후 말끔하게 정리하는 약속의 방식으로 충분히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노출되는 거실은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거실의 한 벽면을 차지하는 선반, 특히 책꽂이의 경우 서로의 책이 뒤섞일 것이고 책 한 권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중히 여기던 책이 결국 종적을 영영 감출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게 중요한 책이면 다시 사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겐 그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간직하고 여러 번 읽기를 반복해 책의 물성이 손에 익숙해져 사적으로 귀중품이 된 책과 새로 산 책은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고 각자 좁은 침실에 책장까지 마련해 책을 쌓아둘 수도 없는 일이다. 넓은 공유주택에서의 삶은 경제적 이점과 더불어 혼자 살 때는 갖기 힘든 멋지고 넓은 거실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한 공간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며 사는 집에 가보면 책이나 CD 뒷면에 주인의 이름을 써 붙인 경우를 많이 본다.
October18_LivingwithBooks_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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