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고양이와 인간

에디터: 박중현,김지영, 김선주

고양이는 개와 함께 반려동물의 최상위에 군림하며 어느새 인간의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람들은 고양이에 열광하고, 심지어 자신을 낮추면서까지 고양이를 찬양하고 있다. 인류의 오랜 역사 동안 고양이에 대한 상반된 시선이 이어져 온 것을 생각하면 유별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과 고양이의 기묘한 관계에 대해 궁금증이 이는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인생에 고양이를 더하면 그 힘은 무한대가 된다”고 말했다. 과연 고양이가 더해짐으로써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했고 현재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인간과의 공존을 선택한 고양이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까.

역사 속의 고양이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인기 반려동물로 자리매김한 고양이는 무어라 단정 짓기 어려운 다양한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귀엽고 사교적인 모습 이면의 도도하고 때로는 무서운 다면적 모습 때문에 고양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여러 갈래로 나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고양이가 인간의 삶에 들어온 먼 과거부터 이어진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유익한 존재로, 때로는 무서운 존재로, 또 때로는 돌봐야 하는 존재로 고양이의 지위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했다. 그리고 고양이에 대한 인식 변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다니엘 라코트가 말했듯 아마도 녀석들이 지닌 수수께끼 같은 매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거 고양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인간에게 다가왔을까.

인간! 왜 ‘집사’가 되고 싶은 거냥?
바야흐로 고양이 시대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몇 년 사이 인간은 고양이에게 확실히 열성적으로 기꺼이 사로잡혔다. 이미 고양이를 들이는 사람의 수는 개의 경우를 앞질렀고, 직접 키우진 않더라도 ‘랜선집사’를 자처하며 SNS상에서 스타 고양이를 팔로우하거나 ‘식빵 굽는’ 사진, ‘냥모나이트’ 사진 등을 인터넷으로 공유한다. 고양이와의 일상을 보여주는 유튜버도 많고, 그중에는 연 억대 수익을 올리는 이도 있다. 해외에는 영화 계약을 맺고 기부도 하며 할리우드 배우들을 트위터 팔로워로 거느린 고양이도 있다. 특정 고양이를 모델로 만든 인형이 백화점 선반을 채우는가 하면 고양이가 홍보하는 자체 패션라인, 커피 음료도 있다. 이러한 고양이 열풍이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점을 가장 잘 시사하는 곳은 바로 인터넷 검색창이다. 오늘날 구글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 1위는 바로 고양이 사진과 영상이다.

인묘(人猫) 공존 대표 이슈 톺아보기
인간과 고양이는 꼭 함께 살아야 할까? 이 물음이 한쪽의 절멸을 목표로 하는 전쟁 선언이라거나 “우리 이제 갈라서!”라는 이혼 같은 개념이 아니라면, 사실 우리는 이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어색한 질문이다. 전 세계 고양이 개체 수는 6억 마리에서 계속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 반려묘 수는 2017년 조사 기준 약 207만 마리에서 역시 늘고 있다. 하지만 연일 고양이 관련 이야기를 접하고 곳곳에서 고양이를 만나는 오늘날 경험으로도 우리는 이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음을 충분히 느낀다. ‘공존해야 하나?’가 아니라 ‘어떻게 공존해야 하나?’를 고민할 때다.

October18_Topic_05

Photo © sarah ball on Unsplash / Photo © Mike Bridavsky / Photo © velizar ivanov on Unsplash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