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History 책 속 이야기:역사

고대 왕국의 살아 숨쉬는 교회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Photo © Ethiopia: The Living Churches of An Ancient Kingdom

7세기, 아라비아반도의 이슬람이 서쪽으로 퍼져나가며 세력을 확장하자 아크숨 왕국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슬람 제국은 홍해 교역로를 통제하며 아크숨 왕국을 고립시켰다.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크숨 왕국은 이 고립으로 인해 지중해 주변 다른 기독교 동맹국들과 분리되어야 했다. 그러나 많은 동북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동안에도 기독 국가인 아크숨 왕국은 그 믿음을 유지했다. 기독교는 아크숨 왕국의 상징이 되었다. 이들의 대단위 예배는 왕권과 견줄 만큼 강인했고, 결국 에티오피아인들은 그들의 교리를 보여주는 유명한 바위 수도원과 교회의 풍부한 유산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믿음에 대한 신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교회의 훌륭한 전통 외에도 특히 신학적 반영의 원칙에 따라 독창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어 온 우화 등의 필사본과 더불어, 수도사의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귀중한 고대 서적도 매우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이 수많은 고대 기독교 유적의 대부분은 산악지역의 도로가 제한되면서 하이킹을 하거나 외딴 수도원을 향해 기어 올라가야만 도달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유명 수도원 중 하나인 아바 가리마에 있는 가리마 복음서는 현존하는 복음 사본 중 가장 오래된 계몽서 사본인데, 이를 가능하게 한 것도 바로 교회와 수도원의 고립 덕분이었다. ‘아바 가리마’라는 이름은 5세기경 아프리카에 도착한 수도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이다. 염소 가죽에 쓴 두 권의 책은 10인치 두께로 화려한 삽화가 장식되어 있다. 이 귀중한 성경 예술의 걸작은 고대 아비시나 시대의 세미틱 언어인 ‘에티오픽’으로 작성됐다. 이 사본은 본래 중세시대인 11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에티오피아 문화유산 재단의 요청에 따라 옥스퍼드 대학 연구원들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실시한 결과 실제로는 390년에서 66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가리마 수도원은 고도 2,000m 이상의 티그레이 지역에 세워진 건축물로, 이곳 책들은 한 번도 이 수도원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높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그 보존 상태는 완벽에 가깝다. 또한 어둠 속에서 유지되어왔기에 색의 생생함 또한 매우 훌륭하게 간직하고 있다. 역사상 책이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존재는 바로 다름 아닌 성경이다. 기독교 역사의 수많은 이야기를 하나로 묶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개발이 필요했는데,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 중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책의 모양이 보관과 사용상 가장 편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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