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생태주의가 여성주의를 만났을 때,
저자 조화하다

에디터: 이희조
사진제공: 신형덕

여성의 이름을 단 환경운동 단체가 왜 존재하는지 묻는다면 그동안 호명되지 않은 많은 여성 문제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여성들의 경험과 지혜를 모을 때 더욱 ‘괜찮은’ 세상이 될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환경연대 활동가 ‘조화하다’는 아직은 괜찮지 않은 세상에서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생태적 가치를 실천해나가며 ‘괜찮게’ 살고 있는 여성들을 찾아다녔다. 영화감독 임순례, 뮤지션 요조,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로 출마한 녹색당 고은영을 비롯해 비건 셰프, 책방 주인, 활동가, 요리 연구가 등 조화하다가 만난 여성들은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것만으로 주변에 에코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삶을 긍정하는 용기까지 주고 있었다. 생태계의 일원이자 한 여성으로서 이들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이름이 대단히 예쁘신데요, 본명은 아니시죠?
‘조화하다’ 혹은 줄여서 ‘조화’라고 불러주셔도 되는데요, 여성환경연대에서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하고 있어 본명이 아닌 활동명을 써요. 유선으로 전화드리면 ‘좋아하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간혹 있는데, 그 의미도 좋고 다들 부끄러워하면서 불러주시는 것도 좋아요.

여성환경연대는 1999년 설립되어 벌써 20년을 맞이했습니다. 어떻게 탄생한 단체인가요?
민주화운동과 환경운동이 한창 꽃폈던 90년대 운동권에서도 여성은 항상 그림자 같은 존재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여성 환경운동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차(茶) 모임으로 시작했던 것이 시초였고, 이후 2005년에 지금 같은 대중 조직으로 바뀌었어요. 여성환경연대는 평등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문화를 추구하고 환경운동을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해요.

여성의 시각에서 환경운동을 바라본다는 건 어떤 건가요?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르고 환경운동에도 다양한 시각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환경운동은 남성 중심적인 경우가 많아서 여성에게 와닿을 수 있는 문제는 놓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리대 관련 이슈도 그동안 여성만의 문제라는 이유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생리대의 유해 화학물질 문제는 환경 이슈이면서 여성의 인권 문제이기도 해요. 저희는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고 생리를 바라보는 인식도 함께 바꾸기 위해 10년 넘게 운동을 해왔어요. 그러면서 예전에는 뉴스에 ‘생리’라는 말을 꺼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누구나 꺼낼 수 있게 됐고, 생리대 회사에서도 이제는 ‘흡수성이 좋다’ ‘티가 안 난다’ 말고도 ‘안전한 생리대’라는 것을 광고하게 됐죠. 이렇게 생태주의와 여성주의를 교차시킨 것이 에코페미니즘이에요.

조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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