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November, 2016

그래, 나 사실 안 괜찮아!

Editor. 김지영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유재필 지음,배성태 그림
아름다운강산

“취직하고 저에게 꿈이 생겼어요… 사퇴.” “보고서가 개판이네.” “개처럼 일하니까요.” “활기차게 출근했으니 오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퇴근만 생각해야지!”
페이스북에서 봤던 그림의 글귀다. 단 한두 마디를 담은 그림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엄청난 공감을 얻었다. 나 역시 ‘좋아요’를 클릭하면서 웃고 있지만 어쩜 이리 마음 한구석은 씁쓸하던지.
이와 비슷한 경로로 인기를 얻은 작가 실키가 그림책을 냈다. 특정 그룹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얽히면서 겪는 일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단 몇 마디만으로 시원하게 원 펀치를 날려주는 그림책이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자꾸 나를 안다는 사람에게 보내는 일침, 누가 훔쳐간 것처럼 사라진 주말에 대한 감상, 불 끈 방 안에서 핸드폰 불빛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세로 15.2cm, 가로 17cm의 양장본이라서 그런지 기존에 소개했던 ‘주머니 속 작은 책’ 중 크기가 가장 크다. 비록 주머니에 쏙 들어가지는 않지만, 핸드백이나 작은 쇼핑백에 넣어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가끔 나를 얼마나 안다고 마치 다 꿰뚫어보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면 가방에서 이 책을 꺼내 해당 페이지를 웃으며 보여주고 싶다.
“당신이 지금 나에게 이렇게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